HD현대중공업의 LNG운반선. / HD현대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국내 조선업의 효자종목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오는 2027년 이후 둔화되며 2030년까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중국 조선사도 고부가가치 LNG선 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며 양국 간의 수주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서도 지난달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10개 품목이 전년 대비 수출액이 감소했으나 선박은 전년보다 70.8% 급증한 25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수출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그중 LNG선은 ‘선별수주’ 전략을 추진하는 국내 조선사들의 대표 주력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조선사별 상선 부문의 LNG운반선 매출 비중은 ▲HD현대중공업 45.6% ▲HD현대삼호 34.3% ▲한화오션 56.7% ▲삼성중공업 67.0%로, 평균 50.9%에 달한다. 즉 올해 1년 매출의 과반수가 LNG운반선에서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9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LNG 시장 및 LNG선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7년 이후 전세계 LNG 수요 둔화로 해운시황이 하락하며 LNG선 신조 수요도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NG선 수요 및 선복량 증가율 추이 및 전망' [표] / 한국수출입은행 ‘LNG 시장 및 LNG선 동향과 전망’ 보고서 내 발췌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생산에 의해 LNG 공급이 크게 증가하는 2025~26년에는 LNG선 수요 역시 11% 내외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지만, 2027년 이후 LNG 수요 증가가 둔화되며 LNG선 수요증가율 역시 크게 둔화돼 2027~28년에는 5% 미만의 수요증가율을 전망했다.
LNG선 선복량 또한 지난 2022년 대거 발주된 카타르발 LNG선을 포함해 향후 2년간 신조 LNG선이 대거 발주돼 선복량 증가율이 연속 11% 내외에 이르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7년엔 8%, 2028년 이후부터는 5% 이하로 둔화되는 등 다시 한자리 수로 하락할 전망이다.
LNG선 신조 발주량 역시 해운시황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 이후 당시까지 인도된 많은 신규 선복의 영향으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2027년에는 선복량 증가율이 높고 LNG 수요가 둔화돼 LNG선 해운시황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9~30년에는 LNG 시황 개선 가능성이 있으나 누적된 선복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5~6년간 LNG 해운시장에서 선복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국내 조선업계는 이에 대한 위험을 인식하고 수주 선종을 다각화하는 노력 등 대응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말 인도한 장난조선의 대형 멤브레인(Mark Ⅲ) 타입 LNG운반선 / 장난조선 제공
◆中, LNG 추진선 시장 강세...“LNG운반선에서도 언제든 한국 역전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LNG선은 한국이 유일하게 중국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가진 선종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고부가가치 LNG선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LNG선 시장 내 입지를 넓히며 한국과의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후동중화조선만이 LNG선을 건조해왔다. 지난해에는 자체개발한 ‘Q-Max’급 선형을 공개하며 그간 국내 조선소가 독점했던 ‘Q-Max’급 시장으로의 진출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올해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발주한 18척의 ‘Q-Max’급 전량을 후동중화가 수주했다. ‘Q-Max’급 선박은 카타르 항만에 접안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선박이라는 뜻으로, 표준 선형인 17만4000㎥ 보다 큰 27만㎥ 규모의 초대형 LNG운반선이다.
또한 지난 8일 기준 후동중화는 27만1000㎥규모의 ‘카타르·차이나막스(QC-Max)급’ LNG선 24척, 17만4000㎥급의 LNG선 12척을 수주해 계약총액과 가스적재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후둥중화조선소 / 후둥중화조선 제공
지난 2022년부터 중국은 한국이 도크 부족으로 수주하지 못한 LNG선들을 대거 수주했다. 이는 장난조선, 다롄조선, 양쯔강조선, CMHI장수등 중국 조선소들이 LNG선 시장으로 대거 진출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중 장난조선은 지난달 말 중국 최초로 대형 멤브레인(Mark Ⅲ) 타입 LNG운반선을 인도하며 고부가가치 LNG선 시장으로의 진출을 알렸다.
중국은 올해 LNG운반선을 제외한 전세계 LNG 추진선 229척을 수주해 한국(21척)의 10배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주력 선박인 LNG운반선 시장에서의 글로벌 점유율이 단기간에 90%에서 60%대로 떨어졌다”며 “중국은 자동차운반선, LNG 추진 컨테이너선 등에서 압도적인 건조 경험을 갖고 있어 언제든 LNG운반선에서 한국을 역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1~3분기 LNG운반선 수주점유율은 6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엔 87%, 2022년엔 70%의 점유율에서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내년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던 LNG 수출 프로젝트의 재가동은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꼽힌다. LNG 생산물량이 늘며 LNG선 발주 수요 또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 조선업계를 견제하고 있는 만큼 해당 발주는 국내 조선사로 몰릴 전망이다.
변용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든 정부에서 중단됐던 LNG 수출 프로젝트들이 재개되면서 내년부터의 LNG운반선 발주는 카타르를 제외한 과거 발주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2025년 발주분의 대부분은 한국이 독식할 것”이라며 “미국의 수출 승인 지연으로 영향받은 LNG운반선은 약 83척으로 추정되며 이는 향후 2~3년간에 걸쳐 발주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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