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중국의 대외 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중국 소비자의 소비방식 및 패턴도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 상하이지부는 중국 주요 10대 도시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약 두 달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3일(화) ‘중국 소비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5년 내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소비자는 53.3%로 2023년 조사(43.1%) 대비 10.2%p 상승했다. 특히 여성(37.9%→58.7%)과 20대(41.2%→62.7%) 및 30대 소비자(40.4%→57.6%)의 구매 경험이 크게 늘었다.
한국 상품에 대한 긍정 평가 역시 여성(55.6%)이 남성(45.6%)보다, 20·30대 청년층(20대 57.6%, 30대 55.5%)이 40·50대 장년층(40대 49.3%, 50대 40.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내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 상품은 식품, 의류, 미용제품 등 주력 소비재 품목이었다. 3대 상위 구매 품목을 제외한 영유아 제품·전자제품 등의 구매 경험은 20%를 밑돌아, 중국 소비자의 한국 상품 구매가 일부 품목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상품은 품질·실용성·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으나, 가성비에 대한 부정 평가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품 디자인에 대한 부정 평가도 2023년 대비 5.6%p 상승(9.5%→15.1%)해, 높아지는 중국 소비자 안목에 부합하는 제품 디자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로 상품후기(52.7%)와 기업 이미지(51.8%), 국가 이미지(46.4%)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최근 소원해진 한-중 관계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진 것으로 짐작된다. 다만, 2023년과 비교해 번거로운 사후관리(A/S), 구매경로 부족 등으로 인해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감소했는데, 이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편의성이 증대되어 해외상품 구매 루트가 전반적으로 다양해지고 서비스도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상품 대신 자국(중국) 상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63.1%에 달했고, 한국 상품을 대체할 국가로는 유럽(15.1%), 일본(14.4%), 미국(7.4%)이 지목됐다. 특히, 한국산을 일본산으로 대체하겠다는 응답은 3.9%p 증가한 반면 미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3년 대비 6.6%p 하락하며 지속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신선영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과 소비자 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대상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과 기존의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적절히 사용해 소비자 접점을 확장하는 동시에 온라인 구매평 관리·바이럴 마케팅 진행 등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 전략 마련, 경쟁 기업 벤치마킹, 중장기적 브랜딩 강화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