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는 29일(수) 발간한 ‘스타트업의 수출 현황 및 수출 활성화 정책 제언 보고서’를 통해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 수출 통계’를 발표했다. 스타트업 수출 통계는 전체 벤처확인기업* 및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창업 10년 미만 스타트업 수출 실적을 연도별·국가별·업종별로 집계하여 분석했다. 분석 결과 스타트업이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성장하며 우리나라 수출의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 벤처확인기업: 벤처투자유형, 연구개발유형, 혁신성장유형·예비벤처기업에 해당하여는 기업으로서 벤처기업확인기관으로부터 벤처기업임을 확인받은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6년간(’17~‘23) 한국의 총수출액은 연평균 1.6% 증가한 반면,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 수출은 연평균 43.8%의 고성장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7억 달러에 불과하던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 수출액이 지난해 24.2억 달러를 기록하며 약 9배 증가한 것이다.
한국 전체 수출액에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벤처기업 수출 비중은 2017년 2.1%에서 2023년 3.3%로 증가했으며, 스타트업 수출 비중도 2017년 이후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기계류(30.1%), 화학공업제품(25.5%), 전기전자(24.8%) 제품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류 수출은 반도체 제조장비(22.1%), 자동차 부품(13.8%)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 관련 파생 업종이 견인하고 있다. 화학공업제품 수출의 65.3%는 화장품 수출로 나타났으며, 전기전자제품은 반도체·전자응용기기(60.1%)의 수출 비중이 높았다.
한편,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22.1%), 미국(14.0%), 일본(13.0%)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3국의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절반(49.1%)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스타트업의 기술 및 사업모델은 기존에 없던 신산업이나 틈새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성이 특징으로 여기에는 리스크가 수반된다며, 일반 중소기업과 달리 수출에 앞서 기술성 및 시장성 등의 ‘실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스타트업 수출 활성화 정책도 ‘실증’을 지원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네 가지 정책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의 제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가 전역을 테스트베드화하는 ‘Testbed Korea’ 정책이다. 이는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한국 시장의 특징을 스타트업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지역별 산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스케일의 테스트베드를 운영해 글로벌 대기업 혁신 포스트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해외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간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는 것이 주요 취지이다.
수요가 가장 높은 스타트업 수출바우처도 세밀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수출바우처 지원 항목의 대부분은 해외인증 획득 지원 등 일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방식으로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스타트업의 특성을 반영해 바우처 항목에 ‘해외 실증 지원’을 신설하고, 기존의 개념 검증(PoC) 지원에서 나아가 제품의 시장성과 시장가치를 입증하는 시장성 검증(PoV, Proof of Value)을 지원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무역협회 이명자 해외마케팅본부장은 “스타트업 34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해외시장 실증 지원, 국내 테스트베드 구축 등 스타트업 맞춤형 지원 정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수출을 우리 수출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