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재편 속 반도체 핵심 원자재 中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실리콘 75%·게르마늄 74%…수출입은행 '이슈 보고서' 분석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中 공장 생산 비중도 지속 상승"
지난해 반도체 핵심 원자재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전년보다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 현지 직접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도 핵심 광물의 중국 수입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핵심 원자재의 최대수입국(중국) 의존도는 2022년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실리콘웨이퍼를 만드는 실리콘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22년 68.8%에서 지난해 75.4%로 올랐다. 반도체 핵심 투입물 주재료의 4분의 3을 중국에 기댄 것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연마재에 쓰이는 희토류는 61.7%로 2.1%포인트(p), 반도체 금속 배선 원료인 텅스텐은 68.6%로 0.4%p 각각 의존도가 높아졌다.
아울러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은 74.3%로 17.4%p, 갈륨과 인듐은 46.7%로 20.5%p 각각 상승했다.
6대 핵심 원자재 가운데선 불화수소의 원료인 형석만 47.5%로 2.4%p 하락했다.
연구소는 "반도체의 모든 원자재 수입 편중도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고, 최대 의존국이 모두 중국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갈륨·게르마늄과 희토류는 각각 지난해 8월과 12월에 중국의 수출 통제가 시행됐으나 대(對)중국 수입 의존도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주요 기업들의 중국 현지 생산도 특별히 줄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중국 시안공장 생산 비중은 2021년 29%, 2022년 36%, 2023년 37%로 지속해서 상승했고, 올해 4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D램 중국 우시 공장 생산 비중은 49%, 47%, 42% 등으로 하락했지만, 올해까지도 40% 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반도체 법 가드레일 조항 등에 의한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의 중국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2022년 80.8%에 달했으나, 지난해 0.8%로 뚝 떨어졌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추가적인 사업 확장이나 설비 투자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향후 공급망 정책 방향과 관련, "효율적인 정책 설계와 성과 추적을 위한 정보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산업정책을 국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주요국의 방향성과 국내 경제·산업 강점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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