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50% 생산하는 中, 최저가지만 수입시 비슷 23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시멘트 생산량은 약 20억3300만톤으로 전세계 생산량의 50.2%를 차지한다. 한국의 연간 5100만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이 9900만톤, 일본이 4700만톤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1억톤 이상 생산하는 국가는 인도(4억1900만톤) 뿐이다. 정부가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추진하는 배경은 국내 가격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어서다. 2021년 톤당 7만8800원이었던 국내 시멘트 가격은 2022년 2월과 11월 각각 9만2400원, 10만5000원, 2023년 11만2000원으로 인상됐다. 반면 중국의 현지 시멘트 가격은 톤당 6만~8만원 정도다. 품질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과도 큰 차이 없을만큼 수준이 올라왔다. 내륙 산지는 비교적 싸고 동부해안에 가까워질수록 물류비 증가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그동안 과잉생산과 내수 감소 여파로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에서 여름철 생산을 중단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가격에 비해 저렴하다. 중국 시멘트를 수입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현지 가격에 물류비와 수입사 마진 등이 더 붙는다. 건설업계가 예상하는 수입가격은 9만5400원이다. 반면 국내 시멘트의 기준가격은 11만2000원이지만 장기거래 등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한 실제 거래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기준가격의 86%인 9만5957원이 평균가격이다. 중국 시멘트 수입가격과 불과 500원 차이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중국을 제외한 해외 주요국가와의 가격을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업계가 조사한 지난달 기준 1톤당 시멘트 가격은 미국이 21만2000원, 브라질이 16만7000원, 일본이 14만9000원, 말레이시아가 14만원, 대만이 12만5000원 수준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내수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물류비 부담이 커 무역에 따른 이익이 크지 않은데다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자국산업을 유지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진입하면 저가공습...시장 장악 후 무기화 우려 정부와 건설업계가 실제 원가절감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중국산 시멘트 수입 카드를 꺼낸 것은 시멘트업계의 가격 인하 압박용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산 시멘트 수입 규모가 커지면 규모의 경제에 따라 수입가격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시멘트사도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상황은 단순히 위협용으로 끝나는 분위기가 아니다. 중국 국영 시멘트기업의 한국대리점이 구체적인 공급규모와 수입루트, 판매단가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평택항에 시멘트 저장시설인 사일로 2기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건설비용을 국내 건설사들과 반반씩 부담하는 내용이다. 건설사들이 이 방안을 수용하면 내후년부터 중국산 시멘트가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시멘트업계는 중국산 시멘트의 저가공습이 시작되면 국내 시멘트 업계의 실적 악화로 R&D(연구개발)와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향후 중국 시멘트가 공급 주도권을 확보해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을 중단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산 시멘트가 전략적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멘트는 주택, 건축, 토목 등 모든 인프라 건설에 필수적인 국가기간산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다. 2021년과 지난해 발생한 요소수 대란은 중국 정부가 내수 수요를 이유로 요소 수출 금지조치를 내리자 국내 화물·운송부문이 일시 중단되고 혼란에 직면했다. 중국산 저가 요소수 수입 확대로 2011년 국내 요소수 생산업체가 전부 문을 닫으면서 중국 의존도가 97%에 이른 것이 배경이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요소수의 전략적 가치를 판단해 자체 생산량을 유지해 온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은 시장원리로 접근해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국이 저가 공세를 통해 시멘트 시장을 장악한 후 공급을 무기화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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