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산업 협력의 잠재력은 매우 크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뒤처져 있다." 방산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럽과 중동 등지에서 대규모 수출계약을 잇달아 따내고 있지만 세계 최대인 미국 방산시장에 들어갈 '입장권'조차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방산 분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이 필수적이다.
미국은 미국산우선구매법(BAA)에 따라 자국에서 생산·제조된 부품이 절반 이상 쓰이지 않은 외국산 방산 제품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50%의 비용을 부과한다. 원가 기준 자국산 부품 비율은 올해엔 65%였고 2029년에는 75%까지 상향될 예정이다. 미국과 RDP를 맺지 않은 나라의 방산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제값보다 50%나 비싼 가격표를 붙여야 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RDP가 체결되더라도 단기간에 대미 방산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RDP가 없다면 국내 방산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4위)을 빼면 방산 수출 상위 15개국에 포함된 미국의 우방국 중 RDP를 맺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정부는 2022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RDP 체결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년 넘게 지난 지금도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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